한국 사회운동, 이집트 군사정권의 인권 탄압 규탄

대규모 사형선고 철회와 시위금지법 위반자 석방 촉구

한국에서도 이집트 군사정권의 야권에 대한 인권 유린을 규탄하는 항의 행동이 진행됐다.

민주노총, 노동자연대, 경계를넘어 등 국내 13개 사회단체는 26일 오후 서울 한남동 주한 이집트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이집트 당국에 △1백83명 사형선고 즉각 철회, △시위금지법 위반자 즉각 석방, △<알자지라> 기자 3인을 비롯한 모든 언론인 즉각 석방, △시위금지법 폐지와 집회·결사·언론 자유 보장을 요구했다.

지난해 7월 군사쿠데타로 정권을 장악한 이집트 군부는 무슬림형제단을 비롯한 야권에 대해 사법살인과 고문 등 인권을 유린하고 있다.

이집트 법원은 지난 21일 무슬림형제단 의장인 모하메드 바디에를 포함한 이슬람교도 183명에게 사형 판결을 확정했으며, 지난 23일에는 <알자지라> 기자 3인에 대해 징역 7~10년을 선고했다. 뿐만 아니라 무르시 전 대통령 축출 후 반년 만에 2,665명이 집회시위 중 경찰 진압으로 사망했다. 수많은 정치범들은 졸속 재판, 열악한 수감 조건과 고문 속에서 생존하고 있다.

기자회견문에 따르면, 이러한 상황에서 이집트 현지의 노동, 사회, 인권 활동가들은 당국의 탄압에 반대하는 국제 연대를 호소해 왔다. 이에 20일에는 그리스, 21일에는 영국, 프랑스, 독일, 미국, 아르헨티나, 아일랜드 등 각국 이집트대사관 앞에서 시위가 벌어졌다. 영국 <BBC>와 미국 <CNN> 등의 언론인들도 <알자지라> 기자들의 석방을 요구하고 있다.

기자회견에 참여한 단체들은 “이집트 민중은 2011년, ‘빵, 자유, 사회 정의’를 요구하며 독재 정권을 무너뜨렸고 이는 전 세계 민중을 감동시켰으나 (...) 독재 정권 시절, 민주주의를 억압하고 노동자와 민중을 짓밟았던 이들이 다시금 권좌에 앉았다”며 “엘 시시는 전임 무슬림형제단 정부가 혁명을 배신해서 민중에 의해 쫓겨난 상황을 이용해 권력을 잡았지만, 진정한 혁명 운동을 짓밟으려 한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또, 무슬림형제단뿐 아니라 “2011년부터 투쟁해 온 노동운동 변호사 마히나이르 엘마스리, 비판적 블로거 알라 압델 파다 등 무슬림형제단 정부에도 맞서 싸운 이들도 (...) 군부 쿠데타 이후 제정된 시위금지법으로 감옥에 갇혀 있다”며 이들의 즉각적인 석방을 촉구했다.

단체들은 이집트대사관에 이 같은 취지의 항의서한을 전달하고 행사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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