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회 맑스코뮤날레 ‘문화과학’ 주관의 세션에서는 포스트 FTA 시대를 넘어서는 대안사회 ‘코뮌적 생태문화사회’를 제시하며 이를 위한 코뮌적 문화혁명, 문화운동의 사회적 투쟁과 위-아래의 연속혁명적 과정의 강조가 두드러졌다.
28일 서강대 다산관 302호에서 진행된 ‘대안세계를 위한 문화사회운동’ 학술토론은 강수돌 고려대학교 교수의 사회로, 강내희 중앙대 교수, 심광현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이동연 문화연대 문화정책센터 소장 등이 주발제를 맡아 진행되었다. 발제에 대한 토론자로는 각각 곽노완 경상대 연구교수, 이성백 ‘진보평론’ 편집위원, 고병권 연구공간‘수유너머’ 연구활동가 등이 참석했다.
강내희 교수는 코뮌주의에서 변혁운동과 함께 변동을 위한 주체형성을 주요한 과제로 삼고 있음을 주목하고, 특히 정치운동, 경제운동과 함께 주체들의 혁명적 ‘자기변화’를 위한 평의회운동, 문화운동이 사회변혁에 불가결함을 20세기 초 러시아의 혁명과정 등 사례를 통해 제시했다. 심광현 교수는 코뮌적 생태문화사회를 경제,문화,정치적 쟁점으로 접근하고 이행을 위한 과정에 대해 언급했다. 이동연 소장은 ‘포스트 FTA’ 시대 ‘아래로부터의 개인들의 자율성의 확대’와 ‘사회 공공성의 민주적 네트워크’를 절합하는 새로운 대안 모색을 위해 문화운동이 어떤 성찰과 전화가 필요한지에 대해 주목했다.
“문화운동은 변혁운동에서 배제될 수 없는 필수적 구성요인”
강내희 교수는 “러시아 혁명의 성공은 정당적 코뮌주의와 사회운동적 코뮌주의, 그리고 문화운동적 코뮌주의가 힘을 함쳐 이룬 성과였다”며 “현재의 상태를 지양하는 현실의 운동으로서 코뮌주의는 정치혁명, 사회혁명, 문화혁명을 모두 동시에 요구한다”고 지적했다.
강내희 교수는 또 “아래로부터의 혁명 없이는 진정한 사회변혁이 일어날 수 없기 때문에, 평의회운동, 문화운동은 그런 점에서 변혁운동에서 배제될 수 없는 필수적 구성요인”이라고 주장했다.
“생태문화사회, 프롤레타리아 대중의 동시다발적 연속적 실천에 달려있다”
두 번째 발제자로 나선 심광현 교수 역시 동시적이고 연속적인 혁명이행과정을 강조한다. 심광현 교수는 “자본주의 극복을 위해서는 생산양식과 주체양식의 변화가 동시적으로 모색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심광현 교수는 “생태문화사회는 공공적 소유, 조합적 소유, 코뮌적 소유, 개인의 전유 등으로 구성된 복합적 소유체제와 참여계획경제 시스템으로 운영될 것”이라며 “이런 사회로의 이행의 관건은 프롤레타리아 대중의 집합적인 정치적-문화적 역능 강화에 따라 동시다발적 연속적 실천에 달려있다”고 설명했다.
자본주의 극복의 주요쟁점을 경제, 문화, 정치 세 영역으로 구분하고, 그 중 정치적 쟁점에 있어 “위로부터의 개혁이 아래로부터의 개혁에 발화점을 제공하고, 다시 아래로부터의 개혁이 합체되어 큰 물줄기를 만들어 일국적 차원에서는 21세기 사회주의로의 새로운 전진을, 국가 간 체계에서는 남미지역통합이라는 대세를 만들고 있는 셈”이라며 최근 진행 중인 ‘베네수엘라 혁명’의 3단계 과정을 예로 들었다.
“포스트 FTA시대를 넘어서는 문화운동 사회적 투쟁의 핵심 생태적 생활방식으로의 전환”
이동연 소장은 “유럽의 ‘68혁명’과 중국의 ‘문화대혁명’에 대한 비판적 성찰을 통해 ‘개인들의 자유로운 연합’과 ‘사회적 공공성의 확산’이라는 문제설정의 해법을 찾아가는 데 단초를 제공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연 소장은 “생태문화네트워크의 토대는 자율적인 공간에서만 가능한 것이 아니라 사회적 공공성을 확장하는 투쟁을 통해서도 가능하다”며 “생태문화네트워크의 확장을 위한 노동운동과 사회운동과의 연계, 친생태적 산업과 에너지 체제로의 전환, 생활양식과 문화적 가치의 재구성을 위한 문화운동의 재편, 생태적 생활방식으로의 전환 등이 포스트 FTA시대를 넘어서는 문화운동의 사회적 투쟁의 핵심”이라고 짚었다.
이동연 소장은 이를 위해 대선국면 대두되고 있는 △신개발주의 비판과 △일상적공동체 내 문화교육 △신체에 대한 자기문화권 실현 △문화 독점화에 대한 저항 등을 생태문화사회 이행을 위한 현재의 운동 의제로 제시했다.
“‘공산주의’로 포괄할 수 없는 코뮈니즘, 코뮌주의로”
한편 토론에서는 세 발제자 모두 ‘개인들의 자유로운 연합’과 ‘사회적 공공성의 확산’의 절합과 위-아래로부터의 혁명의 동시성을 강조하는 등 ‘절합’을 강조했는데, ‘절합’의 내용이 아니라 어떤 절합인가 절합의 방식은 어떤 것인가에 대한 구체적인 상이 제시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마지막 토론자로 나선 고병권 ‘수유너머’ 연구활동가는 “사적 소유나 국가적 소유가 사실상 같은 것이었다고 봤을 때, ‘공공성’ 확보라는 의제에 대해 의심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하며 “‘공공성’의 내용이 어떤 것인지 구체적으로 밝혀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코뮌주의에 대한 문제제기도 나왔다. 이성백 진보평론 편집위원은 “소련의 오욕의 역사에 대한 트라우마로 ‘공산주의’가 아니라 ‘코뮌주의’를 대신 사용하는 것이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심광현 교수는 “공산주의는 코뮈니즘의 부분적인 개념”이라며 “그동안 공산주의가 코뮈니즘을 대체해 사용되어 왔는데, 이제는 포괄적인 의미의 코뮌주의를 사용해야 한다”고 답했다.
곽노완 경상대 연구교수는 “주체적 능력은 노동시간, 자유시간 두 시공간과 상관성을 가지며 유지될 때 사회시스템의 확대 재생산이 가능하고 주체도 혁명적 재생산이 가능할 것”이라며 “변혁주체의 재생산은 반드시 문화시간, 자유시간에만 연관된 것은 아니라고 본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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