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합민주신당 경선 초반, 정동영 후보가 굳건히 선두 자리를 지키며 초반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정 후보는 16일 강원과 충북에서 치러진 2차 경선에서 전체 유효투표 1만9천435표 중 8천645표(44.48%)를 얻어 2위 이해찬 후보(5천511표, 28.36%)와 3위 손학규 후보(5천279표, 27.16%)를 가볍게 따돌렸다. 정 후보는 1,2차 합계 39.42%(1만3천910표)를 얻어 손(26.55%)-이(25.29%) 두 후보 보다 10%포인트 이상 앞서 나갔다.
정 후보는 이날 개표결과 충북지역에서 손·이 두 후보의 표를 합친 것 보다 많은 6천334표(52.72%)를 득표하는 저력을 과시했다.
정 후보는 주말 4연전 결과에 상당히 고무된 분위기다. 정 후보는 "제주, 울산, 충북, 강원 주말 4연전에서 큰 표로 저를 지지하고, 선택해주신 국민들께 감사드린다"며 "대통합, 국민통합의 짐을 힘차게 짊어지라는 지상명령으로 받아드린다"고 밝혔다.
후보단일화 이해찬, 강원에서 1위
한편, 전날 치러진 경선에서 3위에 머문 이해찬 후보는 이날 2차 경선결과, 손학규 후보를 제치고 2위 자리를 차지했다. 이 후보는 이날 강원지역에서 2천751표(37.07%)를 득표해 1위에 올랐다. 손-정 후보는 박빙의 승부를 보이며, 각각 2천359표(31.79%)와 2천311표(31.14%)를 얻어 뒤를 이었다. 이 후보는 이번 2차 경선에서 1.2%포인트라는 근소한 차이로 손 후보를 제치는 결과를 얻어냈다. 친노후보 3인의 후보단일화가 일정정도 효과를 발휘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날 1차 경선에서 꼴찌를 한 유시민 후보가 얻은 득표율이 18.5%였고, 이 후보는 21.7%. 산술적으로 단순 계산하면, 이해찬-유시민의 결합은 40%대 확보를 의미한다. 강원지역에서 이 후보가 획득한 37.07%는 이 같은 시너지가 반영됐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1,2차 합계에서는 손 후보가 이 후보를 아직 1.2%포인트 가량 앞서고 있어 후보단일화의 파괴력은 아직 지켜볼 일이다.
어찌되었든 초반 선두로 나선 정 후보는 두말할 것도 없고, 후보단일화라는 산을 넘은 이 후보도 조급할 게 없게 됐다. 이 후보는 "지금까지의 네 차례에 결친 선거는 초기에 맛보기 정도의 수준이라고 볼 수 있다"며 "이제 본격적인 선거가 추석연휴가 끝나고 나면 이루어진다"고 이후 경선에 자신감을 나타냈다.
'발등의 불' 손학규, '대세론' 재부상할 수 있나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곳은 손학규 후보 쪽이다. 예비경선(컷오프) 때까지만 해도 대통합민주신당 내에서는 손학규 대세론이 떠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경선 초반 4연전 결과 정작 손 후보는 제주, 울산, 강원, 충북 어느 곳에서도 1위 자리를 꿰차지 못했다.
선두인 정 후보를 제치기는커녕, 친노 후보단일화를 이룬 이해찬 후보와의 격차는 1.2%포인트로 좁혀졌다. '조직력'과 '친노'를 기반으로 한 정-이 후보에 밀리는 기색이 역력하다. 어느 하나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손 후보에게 이번 경선은 점점 더 어렵게 진행되는 모양새다.
대중적인 지지율과 인지도에서 앞서는 손 후보가 유일하게 기댈 수 있는 것은 당 밖 민심을 움직이는 길이다. 손 후보는 이날 개표발표 후 소감 연설에서 "지금 노무현 정부의 때가 묻지 않은 후보만이 민주평화세력의 꺼져가는 등불을 되살릴 수 있다"며 "이미 레드카드를 받은 선수들을 결승전에 내보낼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대통합민주신당의 국민경선에 민심이 온전히 반영되어야한다"며 "민심과 투표가 따로 가서는 안 된다. 투표에 더 적극 참여해달라"고 일반국민들의 경선 참여를 호소했다.
이해찬 후보의 말대로 아직은 경선 초반이다. 정 후보가 초반 기세를 이어갈 지, '친노의 힘'이 발휘될 지, 아니면 손 후보의 대세론이 재부상할 지는 두고 볼 일이다. 민주신당은 오는 29일 범여권의 전통적 강세지역인 광주전남 선거가 예정되어 있다. 광주전남 선거는 향후 판세의 향배를 가르는 최대승부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날 민주신당 강원.충북지역 경선 투표율은 20.92%로 어제에 이어 여전히 저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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