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승자박이 될 오랏줄을 목에 걸려 하는가

[기고] 정몽준 대표의 결단을 요구한다

살인적인 테러를 저지르고도 모르쇠로 일관하는 기업이 있습니다. 그 기업의 실질적 지배자는 우리사회에서 최고 권력을 가진 집권여당의 대표이며 대통령까지 출마했던 사람입니다. 노동권과 인권을 무참히 짓밟는 기업을 운영하는 사람이 국민을 대변한다는 국회의원이고, 더구나 유력한 차기 대선후보이기까지 한 나라가 과연 민주공화국인가요?

  2009년 1월 17일. 영남노동자대회에서 굴뚝 고공농성 물품 공수 결의 발언에 나섰던 김석진 의장(보복테러 8시간 전이다)

저는 울산 미포조선소에서 일하는 노동자 김석진입니다. 저는 올해 1월 17일, 정몽준 대표가 회장으로 통하는 현대중공업 사설 경비대가 저지른 폭력 테러로 목숨을 잃을 뻔했습니다. 미포조선, 삼호중공업 등을 거느린 현대중공업의 최대주주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는, 회사 내 공식직함은 없지만 그룹 안팎에서 사실상의 그룹 총수, 오너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현중 경비대 심야 테러는 지난해 9월부터 올해 초까지 진행됐던 현대미포조선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복직투쟁 과정에서 일어났습니다. 정규직 노동자들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복직투쟁에 함께하던 중 한 정규직 노동자가 투신으로 내몰리는 일이 일어났습니다. 다행히 목숨만은 건졌지만 회사가 저지르는 탄압을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던 노동자들은 사태해결을 촉구하며 현대중공업 소각장 굴뚝 위에서 고공농성을 벌였습니다.

그러나 미포조선은 이들의 요청에 귀 기울이지 않았고, 현대중공업은 경비대를 동원해 이들을 하늘에서 죽어가도록 만들었습니다. 추운 겨울에 한 달 동안 음식과 방한용품을 전달하지 못하게 경비대가 폭력을 휘둘렀습니다. 경찰도 무시할 만큼 회사와 경비대의 힘은 컸습니다. 결국 1월 17일에 영남 노동자 대회를 열어 노동자들 2천여 명이 굴뚝 아래에 모여 싸운 끝에 겨우 음식과 방한용품을 올려 보낼 수 있었습니다.

바로 그날 자정 무렵, 고공농성 장소 아래 진보신당의 노숙농성장에 경비대가 쳐들어왔습니다. 그날 물품이 올라간 것에 대한 보복이었습니다. 당시 농성장에는 겨우 10명 정도만 남아 있었는데, 경비대 60여 명이 갑자기 오토바이 헬멧으로 얼굴을 감추고 각목과 쇠파이프, 소화기로 무장한 채 난입한 것입니다. 농성장은 곧 아비규환이 됐습니다. 차를 부수고 농성장을 불태우고, 특히 당시 미포조선 현장대책위원회 소집권자인 저를 지목하여 테러를 가했습니다. 그나마 노숙농성장에 있었던 동지들이 저를 둘러싸고 있던 경비대를 뚫고 의식을 잃은 저를 에워싼 채, 저 대신 맞으면서 보호해 준 덕에 간신히 구급차로 옮겨질 수 있었습니다. 그 동지들이 자신의 목숨을 걸고 저를 지키지 않았다면 저는 죽었을 것입니다.

  2009년 1월 17일. 영남노동자대회가 열린 날 저녁 11시 30분 경 현중 경비대의 보복테러가 있었다. 병원으로 후송되는 김석진 의장과 불타는 농성장

저는 병원 후송 후에야 응급처치를 받고 의식을 회복했습니다. 게다가 그로부터 10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병원 치료를 받고 있고, 후유증으로 고통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정말 어처구니없는 건 경비대가 경찰이 보는 앞에서 버젓이 폭력을 저질렀다는 것입니다. 경찰은 아비규환의 폭력을 보면서도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고, 버젓이 폭력을 저지르고 있는 경비대를 현행범으로 체포하지도 않았습니다.

저는 심야 테러 이후 10개월 동안 이에 대한 책임을 물으며 현대중공업그룹의 실질적 지배자인 정몽준 대표가 나서줄 것과, 경찰의 직무유기에 대해 울산지방경찰청장이 나서줄 것을 요구하는 1인 시위를 국회, 한나라당사 앞, 정몽준 사무국 앞, 울산지역에서 해왔습니다. 그러자 현대자본은 또 다시 탄압을 시작했습니다.

제가 출ㆍ퇴근하는 현장사무실 입구에 저를 비방하는 현수막이 7개월 동안 내걸렸고, 제 작업조건을 마음대로 바꿔놓았습니다. 회사의 노무관리팀은 이른 새벽부터 제 집 둘레를 감시, 미행 하고, 점심시간 밥 먹는 식당까지 조,반장이 동행하는 등 참기 힘든 모욕감과 위협을 가했습니다. 저는 직장동료들 사이에서 왕따를 넘어, 작업 감시와 보고에 항의했다는 이유로 폭행을 당하고 쇠망치로 위협까지 받는 지경입니다. 한 밤 중에 목숨을 잃을 뻔한 테러를 당한 건 저 인데도 오히려 피해자인 제가 제대로된 치료와 보장은커녕 인간 이하의 인권유린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에게 요구합니다. 현대중공업 경비대가 벌인 살인적인 테러와 현대미포조선 안에서 일어나고 있는 인권유린의 해결에 나서십시오. 국민을 대변한다는 국회의원이며 집권여당의 대표인 사람이, 자기가 소유한 기업들이 벌이는 폭력과 노동탄압, 인권유린에 책임 없다 발뺌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누구를 위한 정치를 하겠다는 것입니까? 이는 자기 집 안에서는 상습적으로 폭력이 난무하는데 밖에 나가서는 세상을 평화롭게 지키겠다고 하는 위선과 다름없다고 봅니다. 혹시 정몽준 의원은 자신이 가진 정치권력으로 치부를 감출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인지 묻고 싶습니다.

제 자신이 직접 테러를 겪고 나니 또 누가 언제 새로운 테러의 대상이 될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현대중공업그룹 사업장에서 노동운동을 하려면 목숨을 걸어야 합니다. 현대중공업 경비대의 폭력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입니다. 과거의 1ㆍ8테러, 식칼 테러 등으로 유명한 게 현대중공업 입니다. 그러나 심각한 것은 사회가 이만큼 민주화되었고, 인권의식이 높아진 요즘도 노동현장에서 버젓이 노동자에 대한 테러가 저질러지고, 이에 대한 사회적인 처벌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 자본의 뒤에 숨어서 폭력을 일삼는 자들 대신 혈혈단신 굴뚝에 올라 죽을 고생을 한 노동자들이 오히려 감옥에 가고 있습니다. 다시또 이런 일이 있어서는 안 되며, 현대중공업 경비대의 노동자 테러는 이번이 마지막이어야 합니다.

정몽준 대표, 자본의 사설 조직폭력배처럼 행동하는 현대중공업 경비대를 즉각 해체하십시오! 현중경비대는 노동자들을 지키고, 보호하는 본연의 임무로 돌아가야 합니다. 노동 현장에서 인간 이하의 인권유린을 자행하는 자들에 대해 국민을 대변하는 국회의원이며, 정치인으로서 엄중히 문책하십시오. 모르쇠로 일관하는 무책임한 태도는 버리시고, 이제 책임 있는 자리에 있는 사람으로서, 이 모든 사태에 대해 사과하고 재발방지 대책을 강구하십시오.

정몽준 대표가 현대중공업그룹의 실질적인 소유주이며 운영자인 것은 세상이 다 알고 있습니다. 현중경비대는 정대표가 울산에 내려오면 바로 사설 경호원들로 둔갑합니다. 세상이 다 아는 일을 모른 체 하는 건 속 보이는 일입니다. 결자해지의 태도를 보이지 않는다면 결국 자승자박이 될 오랏줄을 목에 거는 사태가 될 것입니다. 저 또한 정몽준 대표의 책임 있는 태도가 있을 때까지 흔들림 없이 싸워나갈 것을 밝혀둡니다.

2009. 11. 16
현대미포조선 현장노동자투쟁위원회 의장 김석진
태그

테러 , 정몽준 , 김석진 , 미포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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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목록
  • 최저생계

    현대미포 월급도 많이 주는데.. 좋은 직장 다니기 그렇게 싫소.. 난 월급 그만큼 주면 조용히 시키는대로 다하겠소.. 꼭 고연봉 귀족 직장 다니는 사람들이 죽는 소리하데.. 배부른 소리 그만 하시요..

  • 최고생계

    저항하라! 저항하라!! 불의에 저항하라

  • 울산노동자


    독자의견

    great / 2009-11-18 오후 2:28:00
    울산본부 행동하라!!!말은 필요없다는걸 잘알지 않는가?

    미포조합원이재상 / 2009-11-18 오후 1:08:54
    현중경비에게 테러를 당하고 ,산재당하고 징계먹고,온몸이 골병들어도 어느 누구하나 도움주지 않는 곳에서,혼자 열심히 그라인드 작업을 한다네! 누가 이렇게 만들었는가? 울산본부는 허구헌날 운영위 타령하지말고 결단을 내려야...도대체 누굴를 위해존재 한단 말인가? 양심과 상식이 있다면 이사태가 이지경까지 오지 않았을것인데...모두 세상 타령 하겠지...누군가,세상에는 두종류의 감옥이 있다고, 범죄 짖고 사는 감옥과 이감옥보다 더 더러운 세상이란 감옥이 있다고...



  • greatstone




    노동자 / 2009-11-19 오전 6:07:42
    민노총,울산본부는 직무유기 하고 있는걸 알고 있는가? 왜 투쟁을 하지 않는것인가? 그 자리가 좋아서 푹 쉴려고, 그러는사이 노동자는 죽어간다는 사실을 알것이다. 왜들 그렇게 사는가? 노동자가 맞는가? 말로하는 투쟁 적당히 하는 투쟁 그런 투쟁을 할필요가 없다. 그러면 그럴수록 노동자는 육체와 정신이 더 죽을 테니, 그걸 즐기는건 아니겠지? 요즘은 노동조합이 노동자를 죽일려고 앞장서고 있다니,개탄하지 않을수 없다. 일제 식민지 일제 앞잡이보다 더한넘들이 설치니 노동자가 살수가 없지! 사람 사는 세상이 아니지!!! 민노총, 울산본부 밥만 축내지 말고,일 제대로 하길 바란다.

    조합원 가족 / 2009-11-18 오후 11:20:08
    밥 먹는 식당 까지.... 따라다닌 다꼬, 3D 작업으로..... 하루종일 뺑뺑이 돌린다꼬. 해결책은.... 얼굴에 100mm짜리 철판깔고 넝구렁이 담 넘어가듯 일하면 모든것 OK

    최영훈 / 2009-11-18 오후 7:29:59
    김석진동지!!연일 노동자민중을위해 투쟁하시느라 고생이 많습니다.두번다시 살인적인 끔찍한 테러는 되풀이 되어서는 안됩니다.동지들 모두들 단결해서 야만적인 테러를 추방합시다.김석진동지의 건강과 건승을빕니다.저또한 반인권적인 문제로 사업장에서 투쟁할날이 올것같습니다.함께힘을냅시다.

  • 동지가

    울산 현대미포조선 김석진의장님 비정규직,정규직 연대투쟁의 희망을 보여준 미포굴뚝투쟁 비록 합의는 휴지조각이 되었지만 자본의 공격에 절대 물러서지 않으리라 믿고있습니다. 말없는 다 수 조합원들 믿고 노동해방의 바다로 힘찬 진군바람니다. 자본의 탄압이 거센것은 그만큼 자본이 답답하다는것을 반증함입니다. 건강하십시오

  • 내용을 입력하세요 어용과 노동운동 관료들이 읽어야 할 칼럼 조회 : 18

    [한겨레] 역사의 판관 앞에 서서

    박정희 전 대통령이 청년 시절 일본군 사관학교에 입대하고자 혈서로 청원했다는 친일 행각이 드러나 누리꾼 사이에 회자되고 있다. 친일 인명사전이 정리되어 발간된 계기에서다. 일본 강점기 시대 친일 인사들이 호사를 누리며 자녀를 유학으로 공부시킬 때 풍찬노숙의 항일 독립군들은 부모나 처자식도 챙기지 못하고 비참한 빈곤과 핍박받는 삶을 연좌의 유산으로 남겼다.
    친일 선조를 둔 후손은 기회와 배경으로 정치·기업·법조·교직·문화 모든 분야에서 실력자가 되었는데, 독립군의 후손은 피지배계급의 하층민으로 살아가는 악순환의 구조를 만들었다는 것이 학자들의 정설이다. 근현대사도 바로잡지 못하기에 우리는 ‘민족은 있어도 민족혼이 없는 백성’으로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민족정신은 윤리와 도덕의 우물이다. 친일과 독립운동! 동시대의 두 가지 행동 양식 중 무엇이 민족정신이어야 하는가? 오늘날 국가적으로 기념하는 것은 당연히 침략에 저항했던 인물들의 삶이지만, 그 기념식을 마련하는 이들은 친일을 도모했던 삶과 더 깊은 맥을 갖는다. 그래서 형식적이다. 친일 인맥이 사회 전반의 주도권을 잡고 오늘에 이르기 때문이다. 민족의 불행이다.

    반민특위의 좌절 이후 ‘역사 청산’의 실패는 현재 우리 사회에 끝없는 분열과 갈등을 파생시키는 원죄로 살아 있다. 원죄의 정화 성사가 없는 한 우리는 스스로 끈질긴 자학의 고통에서 해방되지 못하는 것이다. 새로운 미래도 열릴 수 없다. 그 과제가 이제 4, 5대 후손 세대까지 넘어간다는 점에서 객관적 기록을 챙겨두는 인명사전의 작업은 우리 시대 중요한 책무다.

    혹자는 그 시대 환경에선 어쩔 수 없었다고 변호한다. 박정희 유신 치하 정치도 같은 논리를 펴고 싶을 것이다. 추위에 떨며 남의 모닥불에 잠시 언 손을 녹인 죄를 탓할 수는 없다. 그러나 동포를 억압하고 핍박하는 일에 자발로 종사하며 기회를 모색했던 이들은 왜 자신의 행실이 이기적인 것이었음을 인정하지 않을까. 이기와 탐욕이 역사의식을 가렸기에 생긴 일일진대 말이다.

    도올 김용옥의 희곡 <천명>은 동학혁명을 다루고 있다. 일본군과의 전면전에 대하여 동학의 지도자들은 반대했다. 그러나 피할 수 없는 싸움이라면 나서는 것이 천명이라 인준한다. 그러나 우금치 전투에서 죽어간 동학군도의 가족들은 살아남아야 했다. 그들에겐 자식을 낳고 기르고 증언해야 하는 것이 천명이기 때문이다. ‘백성들은 역사를 이어가는 실이고 지도자는 실을 감는 실패’다.

    가톨릭의 성경에는 ‘마카베오’라는 역사서가 있다. 기원전 160여년경 고난당한 유대인들의 신앙고백 기록이다. 유대인들은 율법에 따라 돼지고기를 먹을 수 없었다. 침략자들은 유대인의 자존심과 정신세계를 파괴하고자 돼지고기를 먹도록 강요한다. 어떤 이들이 순종했지만 하느님과 율법에 대한 지조를 지켜 순교한 이들이 많았다. 한 원로는 ‘먹는 흉내만 내고 살아나라’는 친구의 귀띔에 “늙은이가 목숨을 구하고자 돼지고기를 먹는다면 젊은이들이 나에게 무엇을 배우겠는가?” 하며 처형당했다. 이것이 진정한 지도자상이다.





  • 활동가

    마지막 한놈만 조지면 미포투쟁 마무리 가능하다.
    “중식시간 밥 먹는것까지 따라 다니게 하고,혼자 왕따시키고, 뺑뺑이 돌리고”
    그러면 자빠지게 되어있다는 것이 저들의 전략,전술인 것입니다.
    김석진씨 절에 들어가 “도” 닦는 심정으로 회사일 하십시오.
    절에 들어가면 돈을 내고 “도” 닦아야 할걸요.
    홀로 외로이 투쟁 하는것 눈이있고,귀가 있으면 다알겁니다.
    흔들리지말고, 밀어 부치면 반드시 승리할겁니다.
    이면 합의서 당사자인 민주노총 울산본부가 제대로 일 하였다면 혼자서 이런 고생 하지 않았을것을 답답하고,안타깝지만 “승리하는 그날 축배를 듭시다.” 승리하는 그날까지 결사 투쟁 하시길 바랍니다.투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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