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선거를 앞두고, 소위 '진보개혁진영'의 대응전략은 민주연합이냐? 아니면 진보연합이냐?로 구분된다. 반MB냐? 반신자유주의냐?란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사회주의 세력은 '반자본연합'을 외치는 것 같고, 한켠에서는 '기본소득연합'을 주장하는 것 같다. 6월에 있을 지자체선거 뿐만 아니라 2012년의 총선과 대선대응을 염두에 둔 모색과 논란이기도 하다. 어쩌면 87년이후 민주진보진영 내에서 전개된 '비판적지지' '민주대연합' '민중의 독자적 정치세력화' 등의 흐름의 재판으로 간주되기도 한다. 역사는 변화발전 되기도 하지만 이어지고 반복되기도 한다.
땅덩어리가 좁은 탓도 있겠지만, 한국사회에서 '지역정치'는 중앙정치의 부속물이거나, 지역토호(이들은 수구우익+성장주의자+개발주의자+건설자본+관변시민연합)들의 전유물이나 마찬가지이다. 지방권력의 90%를 한나라당이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 이를 잘 표현해준다. 이 같은 성격은 1992년 지방자치제도가 도입된 이후 변하지 않았고, '지방자치'하고는 거리가 멀었다.
이번 지자체선거를 대하는 태도나 시각, 그리고 대응전략도 앞에서 언급했듯, 2012년 총선과 대선을 향해 나아가는 징검다리로 여겨지고 있을 뿐이다. 그러하니 민주연합이냐, 진보연합이냐란 '중앙정치'와 구분되지 않는 대응전략과 프레임이 제출되는 것이다. 중앙정치와 완전히 구분된 지방정치란 게 허상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부속물' 혹은 건너야 할 징검다리로 간주되는 것 또한 기존에 잘못 투영되고 형성된 정치적 관념에 불과하지 않는가? 따라서 진보진영부터 먼저 '지방자치'의 의미를 살리는 계기로서 이번 지자체 선거에 임해야 하지 않겠는가?
현실적으로 이어지는 흐름을 뒤쫓아 가기에는 늦은 것 같긴 하지만, 이번 지자체선거에 국한해서 진보진영의 대응전략의 프레임을 설정하자면 '개발성장연합 vs 생태복지연합'이 되어야 하지않을까 싶다. 경기교육감 선거에서 당선으로 이어진 '김상곤모델'의 핵심은 '반MB 민주대연합'이라기보다는 '보편적 무상급식' '학생인권조례'로 쟁점화 되었듯이, 학교비정규직이나, 자율형사립고 등에서 김상곤 교육감의 행보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교육에 있어서 '복지인권연합'이라고 부르고 싶다. 반면 울산북구보궐선거에서 조승수의원의 당선으로 이어진 김창현과의 단일화는 '당선'이라는 결과만 빼면 머라 불러야 할지 난감하다. 알맹이 없는 '진보연합'?
지난 10년간 자유주의 정권의 가장 큰 오류는 인민들에게 '민주주의가 밥 먹여주냐?'라는 냉소를 불러일으킨 점이다. 향후 진보진영 뿐 아니라 자유주의 정권이 집권가능하기 위해서도 과거 자유주의정부 10년과는 다른 대안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지 않는 한 설사 민주당으로의 정권교체가 이루어진다 하더라도 보수정부, 신자유주의정부가 지속되리라는 점은 명약관화하다.
지금 시기 진보개혁진영의 목표는 '정권교체'가 아니라 신자유주의가 아닌 '다른 대안'을 현실화시키는 것이다. 이번 지자체선거에 임하는 태도나 목표도 2012년 정권교체를 위한 디딤돌로서가 아니라, 인민에게 다른 삶, 다른 철학, 다른 사회를 실제로 보여주는 것이어야 한다. 현재 전국의 지자체를 대상으로 이를 실현하는 것, 혹은 이를 위한 연대연합을 시도하는 것은 가능하지도 않다. 그래서 전략지역 선정이 필요할 것이다. 개인적으로 광역지자체는 울산, 제주 등이 떠오른다. 기초지자체는 용산구, 과천 등등이 물색하면 이보다 더 많을 수 있다. 만약 이렇게 된다면 사회주의세력도 '비개량주의적 개량'의 관점에서 전술적으로 결합할 수 있을 것이라 소망해본다.
추가적으로 한마디. 선거에 임하는 목표는 인지도를 높이거나 조직력 배가의 계기로 활용하거나, 선전, 이벤트의 계기이거나, 혹은 국고보조금을 타내기 위한 방편으로 삼는 것이 아니다. 당선되어야 한다는 것, 지방정부를 운영하겠다는 것, 지방의회의 성원으로 지방행정에 대한 감시와 견제, 추동, 그리고 인민의 요구를 먼 미래가 아니라 지금 이 자리, 이 시기에 실현하여야 한다는 것이 인민의 상식이다. 이러한 상식에 기반하는 것이 선거대응의 전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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