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4월12일)까지 천안함 침몰 원인을 알 수 없다. 침몰 원인을 가장 잘 알고 있을 생존자들과 군 지휘체계와 안보관계장관회의가 특정하지 않고 있어서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침몰 원인은 북의 기뢰설, 남의 기뢰설, 북 잠수정의 어뢰설, 천안함 내부 폭발설, 암초 충돌설 등이 추정될 뿐이다. 어느 경우든 모두 ‘설’인지라, 독수리훈련 중이던 미함대의 오폭설, 내부 불만을 가진 사병의 자폭설에 신 버뮤다지역설과 대왕오징어 습격설도 경우의 수가 아니라 하지 못한다.
현재 발표된 사실은 3월26일 오후 9시22분 경 37도55분45"N, 124도36분02"E 장소에서 천안함이 원인 미상의 이유로 침몰하여 46명이 실종됐다는 것이다. 설은 더 필요없고 이것만으로도 사태 진단은 충분하다. 천안함 침몰의 직접적인 원인을 특정할 수 없지만 천안함 침몰의 본질적인 원인이 바로 이 시공간에 있기 때문이다.
3월23일부터 27일까지 미국 이지스함 Rassen, Curtis Wibur 2척과 한국 이지스함 세종대왕함, 최영함, 윤영하함 등이 사고 인근지점에서 합동훈련 중이었고, 사고가 벌어진 곳은 분단의 비극과 긴장이 가시지 않는 NLL 지역이었다. 이 점이 천안함의 비극을 낳은 본질적인 원인이다. 폭탄이든 대왕오징어든 여태 안 밝혀온 걸 앞으로 정확히 밝힐 거라는 기대는 내려놓는다.
NLL과 NLL에서 반복되는 비극은 분단이 낳은 불행한 역사의 산물이다. 1953년 정전협정 체결 당시 서해5도 도서군은 국제연합군총사령관 군사통제 하에, 기타 모든 섬들은 조선인민군총사령관과 중국인민지원군사령관 통제 하에 둔다고 규정했더랬다. 협정 체결 당시에는 해상군사분계선을 두지 않았는데 한 달 후 클라크 국제연합군총사령관이 서해에 일방적으로 군사분계선을 설정한 것이 현재의 선(LINE)이 되었다. 이후 반세기가 넘는 동안 수차례의 해군 수송선과 꽃게잡이 어선 나포가 발생했고, 1999년 연평해전과 2002년 서해교전에서는 군인 6명이 숨지고 26명이 부상당하는 비극이 벌어졌다. 이윽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를 합의해 역사의 아픔을 씻을 수 있는 전기가 마련됐고, 더 이상 NLL의 비극은 없을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분단의 원인을 제거하고 분단모순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한 남북의 분단고착 세력 탓에 긴장 유발을 부르는 군사훈련은 반복됐고, 2010년 NLL은 천안함 침몰이라는 최악의 사건을 빚고 말았다.
분단모순에서 비롯된 사건 발생을 바탕으로 집단적으로 가공된 ‘안보’ 이데올로기는 치명적이다. 라이히는 혁명에 대해 “인간 사회의 참을 수 없는 조건에 대한 합리적 반역으로 모든 사물의 근원에 도달하여 그 조건을 개선하는 합리적 의지”로 정의하는데, 이때 파시스트적 반역성은 “혁명적 정서가 진실에 대한 두려움으로 인해 환상으로 왜곡되는 모든 곳에서 항상 나타난다”고 짚었다. NLL에 대한 뿌리깊은 대결적 사고는 ‘인간 사회의 참을 수 없는 조건’을 용인하는 비합리적 타협이다. 연평해전, 서해교전과 천안함 침몰은 ‘합리적 반역’의 여지가 원천봉쇄된 상태에서 빚어진 연쇄 사건이고, 진실이 공개되는 것을 두려워하는 파시스트적 반역은 사물의 근원에 도달하여 그 조건을 개선하려는 모든 시도를 가로막는다.
“기뢰 폭발 가능성 집중 조사”(3월29일 조선1면), “북한 개입 가능성 없다고 한 적 없다”(3월30일 조선1면), “침몰 전후 북 잠수정이 움직였다”(3월31일 조선1면), “북 반잠수정, 수심 2-30미터에서 어뢰 공격 가능”(4월1일 조선4면), “최함장 ‘피격당했다’ 첫 보고”(4월2일 조선1면), “김국방, ‘어뢰가능성이 더 실질적’”(4월3일 조선1면), “천안함 침몰 어뢰공격 가능성 증폭”(4월5일 6면), “상어급 북 잠수함 사라져 1척 그날 행적 아직 몰라”(4월6일 조선1면), “어뢰였다면 스크루파편 남아있을 가능성”(4월7일 조선3면), “북 연루됐다면 김정일 지시 있었을 것”(4월7일 조선5면), “쿵 쾅 1-2초 간격 두 번 폭발음”(4월8일 조선1면)
도대체 뭘 어쩌자는 건데. “사랑이 충만한 봄날, 생명체에 달라붙어 고삐 풀린 살인충동을 만끽하는 흡혈귀”(라이히)들아. (상상나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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