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보안법이 시퍼런 칼날을 휘두르며 미쳐 날뛰고 있다. 북한 찬양과 고무, 사회주의 정치조직, 학생의 학술연구, 인터넷 검열 등 가리지 않고 탄압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는 이적표현물(?)을 리트윗하는 것까지 구속하고 있다. 조만간 의회주의와 개량주의를 비판하며 사회주의혁명과 사회주의노동자당 건설을 주장하는 트윗도 국가보안법에 의해 탄압 받을 것 같다. 이미 보수단체 ‘사이버안보 감시단’은 다음 커뮤니케이션 최세훈 대표를 다음카페와 블로그에 이적표현물을 게재하는 것을 방조하고 있다며 국가보안법위반으로 고발하기도 했다. 가관인 것은 다음의 답변이다. 다음은 “해당 카페들은 수사기관들이 이미 인지하고 있는 것들로 다음은 정해진 법절차에 따라 처리해왔다”고 해명했다. 이는 다음만의 문제가 아닐 것이다. 즉, 우리는 어떤 글을 쓰던 수사기관의 감시 하에 놓여 있다는 것이다. 공개적으로 자본주의의 야만성을 비판하고 나아가 사회주의의 올바름을 주장하고, 표현하는 모든 것이 감시와 탄압의 대상인 것이다.
국가보안법, 지배권력의 강력한 통치수단
부르주아민주주의자들이 구소련, 북한 등 ‘가짜 사회주의’보다 우월하다며 자랑하는 양심, 표현, 정치사상의 자유가 국가보안법 앞에서는 숨 쉴 틈이 없다. 그래서 과거 국가보안법을 부끄럽게 여긴 부르주아민주주의자들은 국가보안법 철폐를 중요한 정책으로 내걸었다. 그러나 노벨평화상을 받은 김대중 대통령도, 인권변호사 출신의 노무현 대통령도 국가보안법 철폐 앞에선 무릎을 꿇었다. 10년간 한나라당이 다수당이기에 어쩔 수 없다는 변명은 거짓말이다. 열린우리당이 과반수를 넘는 의석수를 차지하고 있었지만 국가보안법은 폐지되지 않았다. 소위 ‘개혁파’자유주의자(민주진보세력)를 자처했던 지배계급조차 국가보안법 철폐를 반대한 것이다. 오히려 그들 역시 국가보안법을 통치 수단으로 이용하긴 마찬가지였다.
이명박 정권 치하에서 국가보안법은 더 중요한 통치수단이 되었다. 집권과 더불어 촛불항쟁에 직면한 이명박 정권은 사노련 조직사건을 통해 항거를 잠재우려고 했다. 그러나 법원은 두 번의 구속영장신청을 기각했다. 촛불투쟁에 나선 대중은 더 코웃음 쳤다. 촛불항쟁에 뒤늦게 결합한 사회주의자가 배후세력이라고? 촛불항쟁의 주역인 노동자민중은 국가보안법 상 ‘국가변란 선전선동 죄’를 적용받은 사노련보다 더 위협적인 세력이었지만, 국가보안법을 안중에도 두지 않았다. 그러나 촛불항쟁이 급격히 사그라지자 서서히 탄압의 고삐를 죄었고, 구속자가 늘어났다. 탄압은 모든 법을 동원해 이뤄졌다. 그 중 가장 무서운 것이 국가보안법 적용이다.
이명박 정권하에서 국가보안법이 중요한 통치수단이라는 점은 국가보안법 구속자 수의 급격한 증가에서 명백히 드러난다. 양심수후원회의 자료에 따르면 2006년 35명, 2007년 39명에서 이명박이 집권한 2008년에는 40명, 그 이듬해 2009년는 70명으로 늘어났으며, 작년 2010년은 130명으로 급증했다. 올해도 사노련 재판, 자본주의연구회 구속, 이적표현물 리트윗 구속 등을 본다면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지배 권력이 낡은 법에 연연하는 이유
그렇다면 트윗, 리트윗 등 일상생활에까지 적용하는 국가보안법의 광범위한 탄압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국가보안법에 의한 광범위한 탄압은 지배계급의 위기의식의 표현이다. 검찰은 사노련 재판에서 현존하는 위험성이 없어도 사회주의(국가변란)를 주장하는 것만으로도 장기 구속해야 한다 하였는데, 그 이유로 “언제 터져 올라올지 모르는 노동자투쟁과 사회주의가 만나면 걷잡을 수 없기 때문”이라고 명시했다. 그렇다. 지배계급은 유동적인 계급투쟁 상황이 사회주의를 길잡이로 삼아 자본주의 체제를 위협하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다.
지배계급의 두려움에는 분명한 근거가 있다. 자신들이 만들어놓은 이 체제가 노동자민중에게 지옥 같은 세상이기 때문이다. 한국은 출생율 저하, 사교육비, 비정규직 비율, 장시간 노동시간, 산업재해율, 자살율에서 OECD 통계에서 1위를 점하고 있다. 덤으로 최저임금은 최하위이다. 위의 통계를 한 사람의 인생주기로 본다면, 가장 어렵게 태어나, 무한경쟁의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 사교육비로 부모 뼈골 빼먹고, 빚지고 사회에 나와, 비정규직으로 취업해, 최저임금의 장시간 노동시간에 시달리다, 노동재해를 당해, 끝내 죽음으로 내몰리는 것이다. 통계에 의하면 비정규직으로 전락한 후 새로 얻은 직업이 정규직일 가능성은 12%밖에 되지 않는다. 비정규직에서 비정규직으로 이동하는 비율이 63%, 실업자로 전락할 비율이 20여%이다. 부모 뼈골 빼먹고, 그것도 모자라 빚더미에 오른 대학생의 실업률은 40%에 육박한다. 통계로 본 한국사회 지옥도를 보는 듯하다. 정말 끔찍하다.
한나라당의 박근혜부터 민주당,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사회당 등 모든 정치세력이 ‘복지’를 내걸고 이전투구를 하는 것도 위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단순히 득표 전략을 넘어 ‘복지’로 노동자민중을 달래지 않으면 이 체제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지 두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배계급과 진보정당이 말하는 ‘복지’ 구상으로는 실질임금 하락 없는 획기적인 노동시간의 단축,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등 노동자계급 전반의 삶을 바꿀 수 없기 때문이다.
세계는 지금, 세계경제위기로 중동과 아프리카에서 혁명이 확산되고 있으며 유럽 노동자계급도 구조조정과 복지삭감에 맞서 총파업의 도가니로 들어가고 있습니다. 세계경제위기의 근원지인 미국의 경제상황이 나아지지 않고 있다. 미국은 경제회복도 되지 않은 상황에서 원유, 식량 등 원자재 값 급등 등으로 이도저도 못하는 처지에 놓여 있다. 오히려 계급투쟁의 무덤이었던 미국에서 서서히 노동자투쟁이 살아나고 있다. 중국도 크고 작은 소요가 지속되고 있다. 경제수도 상하이에서 유가인상에 항의하는 컨테이너 운전노동자 1000명의 시위는 조만간 사회문제로 터질 것임을 예고한다. 양극화에 위기의식을 갖은 전국인민대표대회는 2015년까지 임금 100% 인상 등을 약속하고 있는 실정이다. 중동에 이은 유럽, 유럽에 이은 중국의 위기는 당연히 한국으로 확산될 것이다. 전 세계적 차원의 계급투쟁의 상승은 한국의 침체한 계급투쟁에 영향을 주어 계급투쟁의 상승을 앞당기는 역할을 할 것이다.
‘조중동’이 중동혁명에 이은 중국혁명, 그리고 북한의 붕괴 시나리오를 제기하는데, 만약 ‘조중동’의 예상처럼 중동혁명이 중국혁명으로 발전한다면 북한보다 더 위험한 국가가 한국이다. 세계자본주의체제에 긴밀히 결속되어 있는 한국자본주의는 중동혁명, 유럽의 국가부채위기, 미국의 부진에 이에 최대 교역국의 중국혁명으로 최대 위기에 봉착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조중동과 지배계급은 내심 중동혁명이 중국혁명으로, 북한의 붕괴로 이어질 것을 두려워한다. 더 두려워하는 것은 세계적 계급투쟁의 확산이 한국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것이다.
사상의 통제는 요구의 통제로, 요구의 통제는 투쟁의 통제로 이어져
한국 노동운동사에서 국가보안법은 노동자투쟁 통제의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87년 노동자대투쟁 때부터 용공세력의 위장취업으로 노동자투쟁이 극렬과격해지고, 장기화되고 있다며 공장(직장)에서의 사회주의자의 척결을 주문했다. 주요 활동가들이 국가보안법으로 구속되면서 투쟁이 마무리된 사업장도 꽤 있다. 김대중, 노무현 시절에는 활동가 일부에게 국가보안법 탄압을 자행했지만 그보다 조합원 전체에 대해 체제전복 세력이라며 이데올로기 공세를 폈다. 발전노조의 38일간의 투쟁 때에는 발전조합원을 “국민도 아니다”라고 했다. 공공부문 사유화 저지투쟁의 성격 때문이었다. 최근에 가장 중요한 투쟁이었던 현대자동차비정규직지회 투쟁에서도 사노위(사회주의노동자정당건설공동실천위원회)를 배후세력으로 지목해 투쟁을 분열시키고 파괴하려고 했다.
한국의 지배계급은 국가보안법을 활용한 이데올로기 공세와 사회주의자 속아내기, 외부세력 공세로 파업대오 깨기를 주요 수단으로 삼고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무엇보다도 국가보안법의 더 중요한 역할은 드러나지 않은 속에서 이뤄진다. 그것은 사상 통제로 투쟁 요구를 통제하고, 투쟁요구의 통제는 노동자투쟁의 왜곡으로, 패배로 나타나게 한다. 자본주의 위기의 시기에 이는 더더욱 중요한 것으로 등장한다.
두 가지 사례를 보자. 98년 IMF 시절 ‘실질 임금 삭감 없는 노동시간단축으로 일자리를 창출하자’는 요구는 당시 ‘국민파’에 의해 사회주의 요구로 치부되면서 거부되었다. 현대자동차에서 38시간으로의 노동시간단축, 만도기계에서 32시간으로의 노동시간단축을 걸고 공장점거파업을 벌일 때이다. 정리해고 없이 대폭적인 노동시간단축은 노동자계급의 중요한 정치, 경제적 요구지만 ‘사회주의 요구’라는 말로, “그것은 불가능한 요구야”로 묵살시키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비정규직 문제에 대한 것이다. 비정규직 철폐가 사회주의에서나 가능하다는 정치적 판단은 이영희 전 노동부장관이나 개량주의자나 같다. 민주노동당, 진보신당도 비정규직이 필요한데 차별을 줄이자고 할 뿐이다. 대폭적인 노동시간단축처럼 비정규직 철폐를 사회주의에서나 가능하다는 것은 현실에 맞지 않은 요구라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서 개량주의자들은 최대치로 간접고용 사용제한, 비정규직 차별 완화, 고용승계, 최저임금 인상으로 요구를 한정한다. 요구를 한정하는 것은 투쟁의 성격을 바꾸고 패배로 가는 지름길이다. 그렇게 해서 10여년간 비정규직 철폐투쟁은 차별철폐로, 비정규직 처우개선 투쟁으로 축소되어 왔다.
사회주의노동자당 건설해야
지배계급의 위기의 시기 노동자투쟁은 수 십년의 후퇴도 되돌릴 수 있다. 이집트혁명의 후과로 공공부문 40만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쟁취는 우리가 어떻게 싸워야 할지를 정확히 가르쳐 준다. 이집트의 노동자민중이 개량주의자들의 유혹에 넘어가 투쟁을 멈췄다면 이런 성과는 불가능했을 것이다. 한국에서도 일말의 단초가 보이고 있다. 현대자동차비정규직지회의 ‘모든 사내하청을 정규직화’ 투쟁이 10여년간의 비정규직투쟁의 후퇴를 되돌렸듯이 말이다.
한국은 지금, 기로에 서 있다. 외형적으로 주가 2000포인트가 넘어서 아무 문제없는 듯 보이지만 한국 자본주의 내부는 곪아 터지기 일보진전이다. 삶이 파괴당한 노동자민중의 분노가 조금씩 꿈틀되고 있다. 자본주의 위기는 모든 이에게 물어본다. 이 체제를 조금 고쳐 사용할지 아니면 만악의 근원인 자본주의체제를 갈아엎을지. 국가보안법은 자본주의체제를 갈아엎자고 하는 주장을 탄압, 구속시킴으로서 체제를 유지하도록 하는 것을 본령으로 한다. 이제 우리 앞에 놓인 것은 국가보안법에 무릎 꿇고 후퇴할 것이냐, 아니면 국가보안법을 정면 돌파할 것이냐다.
국가보안법을 정면돌파 해야 한다면 그것은 다름 아니 사회주의노동자당 건설로 모아져야 한다. 혁명강령(이행요구를 포함한)으로 무장한 사회주의노동자당은 자본주의 위기를 구출하는 사회민주주의 등의 의회주의, 개량주의와 완전히 다르게 투쟁하고 행동할 것이다. 노동자계급의 생존권 투쟁과 모든 민주주의 방어투쟁을 체제를 뒤엎는 투쟁으로 연결시키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노동자계급의 요구와 투쟁전술 전반에 걸쳐 사회주의적 대안을 제출하고 투쟁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사회주의노동자당 건설 없이 불가능하다.
세계자본주의위기가 한국을 덮치고, 한국에서의 계급투쟁이 상승할 것이라고 정치적으로 판단한다면 이에 대한 준비를 해야 한다. 더 이상 주저말고 국가보안법 철폐를, 사회주의 노동자당 건설을 현실화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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