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용 KT노조의 탈퇴는 전화위복의 기회

[기고] 보수화와 어용화를 구분하지 못하는 민주노총의 오류

KT노조가 민주노총을 탈퇴했다. 그것도 95% 압도적 찬성으로. 보수언론은 환영일색이다. 망언 전문가 김동길은 “민주당은 KT노조를 배우라”고 일갈하기 까지 했다. 하지만 알 사람들은 다 안다. KT노조가 이미 예전에 완전히 무너져 있었다는 것을. 그래서 결국은 민주노총 죽이기 차원에서 이명박 정권이 시점을 고른 것일 뿐이며 KT노조의 탈퇴 그 자체가 민주노총에 중대 변수가 안 될 것임을 말이다. 그렇지만 더 많이 안다는 사람(?)들은 이렇게 얘기하기도 한다.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다른 대기업노조도 크게 다르지 않다”고. 그래서인지 보수언론의 관심은 단연 탈퇴 도미노가 일어나지 않겠느냐는 기대 어린 관측이었다.

그래서 KT노조의 탈퇴에 대해서 우리는 보다 근원적인 고민이 필요하다. 아무리 시기적으로 민주주의가 후퇴하고 파시즘의 어두운 그림자가 부활하는 시점이라손 치더라도 KT노조의 탈퇴를 민주노총 죽이기를 위한 ‘정권 차원의 공작’이라는 관점에서만 바라봐서는 안 된다. 정작 그 주체인 노동자의 시각이 빠진 이러한 관점은 너무도 슬픈 것 아닌가!

대부분의 운동가들이 지적하고 있듯 한국의 대기업 정규직 노동자들은 90년대 중반을 거치면서, 특히 IMF 경제위기를 거치면서 보수화되었다. 그 원인이 정규직 노동자들이 경제적으로 중산층 진입에 성공한 데 따른 객관적 이유 때문이든 아니면 운동의 개량화에 따른 주체적 요인 때문이든 분명한 것은 보수화가 일정하게 진전되고 있었다는 점이다. 자본의 신자유주의 구조조정 공세는 대기업 노동자들로 하여금 지금의 상태를 유지하는 것 중심의 노동운동, 즉 구조조정 반대와 같은 식의 보수적 관점을 강화하는 한편, 세계화로 인한 무한 경쟁 속에서 기업 차원의 협조주의를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어 살아남자는 협조주의 노선과 완전히 현장이 무너진 사업장을 중심으로는 노골적인 어용노조의 발호마저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런데 민주노총은 이 어용화와 보수화를 구분하지 못했다. 이른바 ‘국민파’라고 불리던 경향들은 KT노조를 그저 보수화된 집단 정도로 파악했다. ‘맹비 꼬박 내면 민주노총의 구성원으로 훌륭한 것 아니냐’는 매우 안이한 인식 하에서 어용 KT노조의 엄청난 의결정족수를 활용하여 민주노총의 집행권을 장악하는데 동원하면서도 아무런 부끄럼이 없었다. 투쟁하느라 맹비조차 내지 못하는 비정규직 노조들의 의결권은 제한하면서 민주노총의 지침을 단 한번도 실천하지 않은 KT노조에 대해서는 아무런 의결권 제한도 하지 않았다. 심지어 어용 KT노조를 민주노총이 제명할 것을 주장했다는 이유로 KT노조가 필자를 제명했을 때, 당시 조준호 민주노총 위원장은 ‘KT노조를 제명해야 한다면 민주노총에 남아있을 노조가 없다’고 까지 말했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보수화와 어용화는 전혀 다른 것이다. 누구라도 내게 KT 노조원들이 보수화되었냐고 묻는다면 나의 답변은 “맞다!” 이다. 조준호 전 민주노총 위원장의 지적대로 보수화를 이유로 민주노총에서 KT노조를 제명해야 한다면 많은 대공장 노동조합이 제명되어야 할 지 모른다. 그러나 KT노조는 단순히 조합원이 보수화된 게 아니다. 철저히 어용화된 노조였다. 민주노조의 기준이라고 얘기하는 자주성, 민주성, 연대성 그 어떤 것도 찾을 수 없다.

자주성 전혀 없다. 모든 노조 활동이 회사에 의해 좌지우지 된다. 심지어 민주노총 선거에 조차 회사 노사협력팀 직원이 사찰을 하다가 적발되기도 하지 않았던가! 민주성 완전 꽝이다. 자유당 시절에나 횡행했던 공개투표는 물론 개표 조작까지 다반사로 일어난다. 연대성이야 더 말해서 무엇하겠나! 최초의 비정규직 노동자의 투쟁이었던 한국통신계약직 노동자의 투쟁을 끝까지 외면했던 게 어용 한통노조 아니던가!

노동자가 늘 진보적이라면 노동운동은 불필요할 지 모른다. 노동자도 때로는 보수적일 수 있는 것 아닌가! 그 누구도 지금의 한국 정규직 노동자들의 상대적 보수화를 부인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렇다고 그에 기반한 모든 노조가 어용화된 것은 결코 아니지 않은가! 보수와 어용은 다른 것이다. 문제는 어용화를 보수화로 분칠한, 그런 정파적 관점이 결국 KT의 민주노총 탈퇴를 정권의 공작으로 규정하면서 어용 KT 노조에 탈퇴하지 말 것을 요구하는 옹색한 모양을 연출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 옥석이 가려지고 있다. 물론 민주노총이 겪을 어려움은 앞으로도 많을 것이다. 그러나 어용 KT노조의 탈퇴가 장기적으로는 민주노총에 결국 해가 되지 않을 것이다. 세계경제 위기의 조건에서 그리고 이명박 정권 하에서 보수화된 노동운동의 흐름은 더 이상 진전되지 않을 것이다. 80년대와 같은 노동의 대공세로의 전환은 더 많은 시간을 요하겠지만 적어도 KT노조처럼 확실히 어용화된 조직이 아니라면 어떤 수준에서든 저항하지 않을 수 없는 게 현실 아닌가!

그런 면에서 KT노조 탈퇴를 민주노총이 ‘전화위복’의 계기로 보는 자신감이 있었으면 좋겠다. 얼마 되지 않지만 KT 에는 여전히 운동적으로 투쟁하는 동지들이 있다는 점을 기억하면서 말이다. 필자는 지금도 믿는다. 보수화되었지만 적절한 계기를 만나면 KT 노동자들이 95년 세상을 흔들던 그 기세로 자신의 가슴 속에 쌓아둔 분노를 터뜨릴 날이 올 것이라고 말이다.
덧붙이는 말

이해관 님은 KT노조 전 부위원장으로 2006년 KT노조로부터 제명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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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노조 , 제명 , 어용노조 , 민주노총탈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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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동자

    이 동지 힘냅시다. 동지가 있어 자랑스럽소

  • 동기리씨바색

    늙어서 되도 않을 소리할 거면 뒤져주세요...

  • 지나가다가

    동기리씨바색야 너나 뒤져라 씨바색아,,

  • 기록실

    2004년 공공연맹 탈퇴(=민주노총 탈퇴)를 시도하던 KT노조는 이미 어용노조였다. 공공연맹은 연맹 산하의 최대노조를 단호하게 내보냈다. 그러나 민주노총 이수호집행부는 KT노조의 IT연맹 창립과 민주노총 가입을 반대를 무릅쓰고 승인한다.
    공공연맹이 내보낸 노조를 대노조라고 해서 감싸안고 어용노조를 민주노총에 받아준 댓가로 지난 5년동안 국민파는 선거에서 몰표를 받았다. 그리고 5년이 지난 지금 어용노조는 국민파에게서 조차 등을 돌리고 있다. 어용노조를 감싸고 돌았던 국민파는 어떤 생각을 하나? 궁금하다.

  • 아쉽지만...

    기록실/
    궁민파가 궁금하세요.
    아무생각 없습니다. 다시 민주노총 권력을 장악할 생각만 할 뿐.
    지금 할 일은 나치점범 숙청하듯 어용노조와 결탁하여 단물빨아먹고 민주노총을 개패대기친 세력들을 숙청하는 일입니다.

  • 투쟁

    이해관 동지같은 분들이 더욱 열심히 하셔야 할 때인듯 합니다. 그리고 궁민파 어쩌고 하는 분들은 참 이해하기 어렵네요. 아직도 정파우물안에 갖혀 뭐하는건지...ㅉㅉㅉ

  • 투쟁/전형적인 궁민파다 논리다. 궁민파가 정파냐! 자본과 야합하고 현장동지들을 기만하는게 정파냐.ㅆㅂ

  • 대의원

    그러길래 2004년도에 공공연맹 탈퇴하고 민주노총 직가입한다고 할때 이수호집행부에서 받아 주면 안되는 거였다.
    공공에서 내보낼때 어용이라고 내보낸 걸 이수호가 양대노총 통합이 어쩌고 하면서 어용도 받아준거다.

  • 조신한 노동자

    한국노총 산하의 거의 모든 노조는 어용화되었다
    기껏해야 신자유주의의 모순에 따른 해고 비정규직화를 신자유주의라는 큰 틀에서 보지 못하고 대기업노조가 전적으로 문제다..라는 식의 조선일보 사설을 보고 있는 듯한 말만을 하는 한심함이란.. 노조활동은 없고 회사의 지시에 충실한 넘들이 조합간부 다 차지하고 있고 제대로 된 토론도 없고 연사를 불러 조합원 의식화 교육도 없다
    단지 정권에 대한 분노...정치인에 대한 분노 고위관료에 대한 분노만 있을 뿐이지 분노를 하나로 모아내고 어떻게 싸워야 하는 지에 대한 방향성은 전혀 없다 사실 노동조합이라고 말하기 조차 민망하다
    100여 명의 사업장에 한국노총 소속 조합원이 80명이 넘는데 명색이 노조원이란 것들이 전부 이명빡이 찍어대고 왜 찍습니까? 물어보면 경제를 살릴 것이란다...아직까지도 지배계급의 경제와 피지배계급의 경제가 같다고 생각하는가?? 그리고 대기업 노조들도 민노총 지분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면서 보수화했다
    투쟁은 없고 지키기에만 골몰하고 있다
    노동조합은 투쟁이 생명이다
    투쟁없이는 조합이 유지될 수도 없고 노동조건 개선 투쟁과 함께 근본적으로 세상을 변혁시킬 수 있는 정치투쟁도 함께 해야 하고 또 한미FTA 반대 투쟁 등 우리 사회 전반에 걸쳐 약자에게 가해지는 신자유주의에 맞선 정치투쟁 경제투쟁도 마다하지 않아야 한다
    투쟁!! 쌍용차 동지들 힘내세요
    그리고 어용 KT 새기들은 잊어 버리고 민노총 간부들아 할려면 제대로 좀 해라 책상만 지키고 있고 관료주의에 찌들어 견찰간부랑 모종의 합의만 남발하지 말고...

  • 해탈

    이해관 당신을 모든것을 참 잘했는데 조직은 왜저리됬소 ?
    당신들도 민주동지회를 만들어서 별별짖을 다하지 않았소?
    그런데 어찌 어용이 되였소 당신들스스로 말하듣이 지실과 거짖이 싸우면 끝에 진실이 승리한다고 되있지 않소
    그렇다면 아직 거짖과 진실으리 투쟁은 계속되고 있는것아니겠소
    그렇다면 진실이 이길수 있다는것을 보여 줍시다.
    당신들이 그렇게 원망하는 국민파들은 그 계획을 차근 차근 이행할것이요
    당신같은 사람들을 원망하지 않고 우리 스스로의 잘못과 한계를 인정하고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 뼈를깍고 살을에이는 고통을 참고 절치부심할것이요
    당신들은 그자리에서 남을 원망하면서 세월을 허비하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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