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쓰나미 때문에 회복하기 어려운 타격을 입었다. 애석해하며 희생자에게 위로의 말을 전한다. 쓰나미는 지난 3월 11일 일본 동북부 해안에서 인간이 이룩한 모든 것을 휩쓸고 지나갔지만, 후쿠시마 핵발전소에 남긴 상처는, 3월 17일 현재 점차 통제 불능의 상태로 변해가고 있으며, 체르노빌과 같은 원전 사고로 이어지면 앞으로 국가의 명운이 걸릴 수도 있는 치명적 문제가 된다.
큰 핵발전소 사고로는 (구)소련의 체르노빌 원전 폭발 사고와 미국의 쓰리마일 아일랜드 핵발전소 사고가 있었다. 그러나 인간은 무수한 인명이 살상되고, 한 지역 전체가 폐쇄되며, 그 파괴적 영향력이 대를 이어 나타나는 이러한 거대한 재앙과 불행에서 깨닫지 못하고, 원전업계와 이들의 이해관계에 순응하는 국제원자력기구(IAEA), 그리고 일부 핵발전 추진 국가의 탐욕과 오만, 협잡에서 죽음의 산업은 다시 꽃을 피웠다.
핵발전소는 인간이 자연을 통제.조정 가능하다는 오만에서 출발해서, 원자력 발전의 안전과 이점을 과대평가하며, 수십 년 내지 수백 년간 지속하는 핵폐기물의 위험성을 알리지 않으며, 사회시스템을 전체적으로 통제할 수 있도록 중앙집권화하며, 지금의 탐욕적이고 소비적인 물질문명에 대해 어떠한 의문도 가지지 않으며, 원자력을 지속적으로 이용하기 위해 진실과 작은 사고를 은폐하고자 한다.
신고리 원전 2호기를 설치하려고 할 때 나는 핵발전소 반대의 글을 일간지에 기고한 적이 있었다. MIT의 핵 관련 전문가의 강좌를 전부 읽고, 관련 자료를 세심히 모아 몇 달간 연구한 다음 원전 반대의 글을 쓸 때, 또 “인간의 실수”에 대한 강의를 하면서도, 또 미국의 무디스와 같은 신용평가 기관에서 원자력 발전소를 경제성이 없다고 승인하지 않는 것을 보면서도, 한편으로는 석유가 한 방울도 나지 않는 한국에서, 또 지구온난화로 신음하는 지구를 위해서, 만에 하나 내가 원전의 필요성을 간과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켕김이 있었다.
그러나 나는 이제 일본의 원전 사고를 보며, 인간의 문명이란 얼마나 왜소하며, 또 무명한지를, 원전산업이 얼마나 진실을 은폐하고 있는지를 명확히 깨달았다. 몇백만분의 일의 사고 확률을 가지도록 설계되었다는 원전이 상업운전을 시작한 지 불과 수십 년 만에 벌써 3번의 거대한 재앙을 일으켰다. 일본의 원전은 세계적으로 안전한 것으로 널리 알려졌지만, 수백 년에 한번 일어날지 모를, 그러나 실제로 현실화한 지진으로 말미암은 해일 (쓰나미)의 영향은 설계 시 고려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도 아직 우리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황당한 테러, 항공기, 미사일 사고, 운석의 충돌 등과 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는다고 누가 장담할 수 있는가?
우리나라 핵발전소는 모두 21기로 총 발전 설비 용량 기준 23.3%를 차지하고 있지만, 덴마크는 1985년 의회에서 원전 불가 결의를 한 이래, 연간 392억KWh 전력을 생산하기 위해 석탄 51%, 가스 18%, 풍력 18% 등에 의존하고 있다. 덴마크 정부는 환경을 위해 재생가능에너지 비율을 2020년까지 30%로 하고자 한다. 그들은 세계 최대의 해양 풍력 단지인 Horns Rev 2에 91개 터빈을 가지고 209MW(20만 가구의 1년치 사용량)를 생산하며, 2012년 세계최대인 런던 어레이를 완공 예정에 있고, 바이오 에탄올, 바이오 메스, 태양광 발전 등의 청정에너지를 늘려가고 있다. 또 세계적 풍력에너지 기업인 베스타스(Vestas)도 가지고 있다. 따라서 덴마크는 1985년 의회의 원전 반대 결의를 번복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즉 국가의 명운을 일견 싸게 보이는 핵발전에 도박하지 않는다.
“우리나라 원전은 0.2g(지·중력에 의한 가속도 값을 나타내는 단위)의 지반가속도(지진 6.5에 상당)에 견딜 수 있고, 방사능이 누출돼도 5중 방호벽이 차단하도록 설계돼 있다”며 “세계적으로 지진이 직접 원자로를 파괴해 방사능 유출 사고가 발생한 경우는 없다”고 원전 관계자는 말한다. 하지만, 이번 후쿠시마 원전은 쓰나미 탓으로 비상전원을 사용할 수 없었으며, 비상 냉각펌프가 작동불능이 되었고, 노심이 공기 중에 드러나면서 생긴 과열로 인해 수소가 발생하고, 이것이 폭발로 이어져 방호벽이 파괴되는 것으로 이어졌다. 또 폐기물 격납고에 냉수가 공급되지 않자 여기서 생긴 열로 지르코늄 피복이 녹아내리면서 수증기는 수소를 만들고 이것이 폭발해 원전 폐기물 격납 창고의 지붕이 폭발하며 방사능이 유출되는 사태로 이어졌다. 그런데도 한국의 원전 관계자는 안전을 앵무새처럼 되뇔 수 있는가?
핵발전은 국가의 운명과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한 거대한 도박과 같다. 이 도박에 맛들이면 폐쇄에 따르는 과다비용으로 쉽게 그만 두지도 못한다. 1972년 준공돼 수명연한이 끝난 고리 원전 1호기를 수리해 다시 사용하는 것과 같다. 한국의 에너지 정책은 원전 위주에서 원전의 순차적 가동 중지, 추가 건설 중지 등의 정책으로 바뀌어야 하며, 에너지 소비를 줄이고, 재생 가능한 에너지를 늘이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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